Muted Rhythm 묵음의 리듬
Nakhee Sung 성낙희
Sojung Lee 이소정
Han Jin 한진
맹지영 기획
리만머핀 서울
2026년 1월 15일 - 2월 28일
리만머핀은 ≪묵음의 리듬 Muted Rhythm≫에서 추상 회화 작업을 하는 3인의 한국 작가, 성낙희, 이소정, 한진의 작품을 선보인다. 여성 중진 작가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 이 세 작가들이 만들어 내는 이미지의 궤적은 동시대 한국 추상회화 지형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전시 제목인 “묵음의 리듬 Muted Rhythm”은 각 작가의 작업세계에서 공통적으로 감지되는 공감각적 정서에 주목한 기획이며, 평면을 넘어 서로의 진동을 주고받으며 한 공간 안에서 만들어내는 새로운 진폭의 깊이를 느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성낙희는 기하학적이고 유기적인 형태의 이미지들을 다양한 색채의 조합과 운동감 있는 흐름으로 일종의 운율을 만들며 연주하듯 작가 고유의 추상적 형식을 구축해 왔다. 작품이나 전시 제목에서 자주 음악적 정서를 떠올리게 만드는 동시에 무언가의 단면이나 이미지의 부피감, 그리고 그것이 놓인 3차원의 공간을 상상하게 만든다. 이소정은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전통적인 방법론을 탐구하면서도 그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재료나 새로운 기법적 시도를 끊임없이 해오고 있다. 생성, 단절, 연결, 중첩 등의 과정이 반복되는 작업의 행위로부터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리듬은 관객의 시선을 통해 증폭되고 공명한다. 한진은 관심을 둔 대상이 품고 있는 이미지나 소리와 같이 여러 감각이 교차하는 지점에 가까워지기 위해 집요한 붓질의 미로와 같은 추상이미지를 그리거나, 인공과 자연을 오가는 것과 같은 경계의 사운드를 만든다. 시각과 청각의 서로 다른 감각이 가져다 주는 결핍과 충만함을 줄타기하며 조율한다.
이번 전시에서 세 작가는 각자의 작업 세계 안에서 새롭게 변주된 신작을 선보인다. 성낙희는 <Sentient Page>(2025)와 같은 신작 회화에서 기존 형상의 조형적 조합이 만들어 내는 자연스러운 리듬과 여러 겹의 구성, 그라데이션의 표현법은 여전히 구사 하면서도, 그 모든 것을 아우르며 화면 안에서 완결된 몽환적인 추상의 풍경을 드러낸다. 이소정은 이전 작업에서 파생된 남은 종이나 실험의 파편들이 재료가 되어 즉흥과 질서가 교차하며 비정형의 예측불가능한 하나의 화면을 만들어간 2025년도작 <노지밀식>과 <세보>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업을, 한진은 본인이 도달하고자 하는 장면을 시청각으로 감각하고 상상하며 그린 다수의 회화와 함께 사운드 작업 <for Stars Align>(2025)을 처음 공개한다.
작가 소개
성낙희 (b.1971)는 20여 년간 화면 안에서 추상적 이미지의 움직임을 즉흥적 감각과 나름의 규칙을 통해 구축해 왔다. 유기체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배치와 다채로운 색의 조합으로 화면 안에서 시선의 깊이와 조형적인 거리 조절을 시도한다. 2024년 개인전에서 선보인 <Portamento>와 같은 작품 제목의 의미처럼 한 음에서 다른 음으로 부드럽게 옮겨간 듯 그림 안의 이미지들은 때로는 하나의 모듈에서 또 다른 모듈로 수직 수평으로 이동하면서 증식과 축소의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작가의 이번 신작들은 기존에 본인이 만든 틀에서 또 한 번 벗어나 새로운 형식으로 변주를 꾀한다. 기하학적이고 선명했던 화면 속 형태들의 윤곽은 풀어지고 조이는 긴장을 줄타기하며 신비로운 미지의 풍경을 드러낸다. 성낙희는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에서 학사를, 영국 런던 왕립미술학교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아트선재센터와 두산갤러리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일민미술관과 이탈리아 밀라노 현대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기관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2005년에는 제51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참여 작가로 선정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창동 레지던시, 두산 레지던시 뉴욕, 쌈지스페이스 스튜디오 프로그램, 파리 시테 국제예술공동체 등 국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작업을 이어왔다. 작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리움 삼성미술관, LG 컬렉션, UBS 아트 컬렉션 등 주요 공공 및 개인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다.
이소정 (b.1979)은 작업의 출발이자 주재료인 한지와 먹에 대한 탐구와 오랜 역사를 가진 매체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과 실험을 지속해 왔다. 작업의 여정에서 여성이자 어머니로서 상황과 역할의 변화는 종이에 흡수되고 밀어내는 효과처럼 자연스럽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초기작에서 자신의 몸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여체의 형상이 겹치고 증식되면서 점차 변형된 형태로 종이에 세필로 제한하여 그렸던 것에서부터, 그전에 통제했던 방법론에 자유를 주며 조형적인 실험과 동시에 재료와 형식의 경계를 확장해 나간다. 작가는 본인만의 질서와 통제, 그러나 동시에 우연한 결과와 예측 불가능에서 오는 무력함을 반복적으로 오가는 집요한 작업 과정을 거친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작품에 운율을 부여하고 그 자체로 동력이 되어 화면의 질서를 만들면서도 무너뜨린다. 이소정은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한국화과에서 학사, 서울대학교 동양화과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P21, 갤러리2, 두산갤러리, 금호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제주도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금호미술관 등 국내 주요 기관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다. 이소정의 작품은 금호미술관, 두산갤러리, 수원시립미술관 등 공공 및 개인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다.
한진 (b.1979)은 결코 하나의 감각으로 온전하게 대상을 인지할 수 없는 인간의 불완전한 지각을 시각적으로 더듬어왔다. 과거의 전시나 작품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음악적 영감과 그림에서 다루는 진폭의 환영과도 같은 추상적 진동, 그리고 자연의 미세한 움직임과 변화를 포착한 영상은 그가 보고자 하는 섬세하고 복합적인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작가는 자기 몸의 감각에 충실하게 귀 기울이는 동시에 외부의 시청각적 자극을 오랜 시간 바라보고 탐구하여 서서히 동기화한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사운드 작업 <for Stars Align>(2025)은 작가가 바라보는 장면을 마치 한 획이 한 음처럼 서서히 시각에서 청각으로 전환하며 그의 그림과 더불어 공감각적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한진은 서울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다. 원앤제이 갤러리, 갤러리조선과 아트스페이스 풀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수림큐브, 갤러리SP, 스페이스 K, 아트선재센터, 경기도미술관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다. 한진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수원 경기문화재단 등 공공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다.
큐레이터 소개
맹지영은 서울과 뉴욕을 기반으로 18년 이상의 경력을 쌓아온 큐레이터이자 작가이다. 현재 다양한 전시 기획 프로젝트에 대한 자문을 맡고 있으며, 미술관과 갤러리를 대상으로 글을 쓰고 있다. 두산아트센터(2009-2020)와 페이스갤러리 서울(2021–2022)에서 주요 직책을 역임했으며, 최근에는 《조각도시 서울》(2024)을 총괄 디렉터로 이끌었고 살롱 한남의 포커스 전시 《일상자연》전을 공동 기획했다. 저서로는 『스몰토크: 뉴욕에서의 대화』(북노마드, 2015), 『그림의 시간 one at a time』(소환사, 2023), 그리고 공저로는 『매개자의 동사들』(소환사, 2024)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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