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만머핀 서울은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래리 피트먼(Lari Pittman, b.1952)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5년 3월 광양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린 《거울과 은유(Mirror & Metaphor)》와 상하이 롱 뮤지엄에서 열린 《매직 리얼리즘 (Magic Realism)》(2024)에 이어지는 자리로, 두 회고전은 로셸 스타이너(Rochelle Steiner)의 기획 아래 지난 10여 년간의 피트먼 작업을 조망했다. 이에 반해 리만머핀 서울 전시는 2015년에 제작된 <야상곡(Nocturne>과 <카프리초스>(Capricho) 시리즈에 초점을 맞춘다. 두 연작은 상징적 텍스트와 미술사적 참조를 공유하며, 문학·역사·공예·장식예술을 정교한 구성으로 직조하는 피트먼 특유의 시각 언어를 드러낸다.
피트먼은 종, 알(egg), 밧줄과 같은 개인적 기호와 상징이 뒤얽힌 밀도 높은 회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대형 캔버스를 주로 다루며 화면의 모든 요소가 동등한 공간과 의미를 가지도록 배치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카프리초스>에서는 스페인의 대표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Francisco Goya)와 미국의 시인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을 참조해 폭력과 부패, 그리고 유토피아적 상상을 병치시키고, <야상곡> 시리즈에서는 음악적 녹턴을 회화로 번안한 연작을 선보인다. 두 시리즈가 함께 직조하는 서사는 아름다움과 폭력, 환상과 현실의 복잡한 긴장 관계를 탐구하려는 작가의 관심을 드러낸다.
<야상곡> 시리즈는 음악적 형식의 회화적 대응물로 전개되며, 밤의 신비에 대한 낭만적이고 몽환적인 성찰을 제시한다. 어두운 별빛 배경 위에 피트먼은 알과 하이브리드 로봇 생명체 같은 반복적 모티프를 중첩시켜 고대적이면서도 미래적인 장면을 동시에 불러낸다. 자줏빛, 짙은 노랑, 녹색, 갈색 등 절제된 팔레트는 화면에 고요한 긴장감을 부여하고,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알의 모티프는 재생을 암시한다.
오랫동안 이어온 공백 공포 (horror vacui)적 화면 구성에서 벗어나 이번 시리즈는 시각적 여백을 도입해 작품 안에 호흡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Nocturne #9》(2015)에서 정교한 무늬로 장식된 흰색 인체가 뒤집힌 채 검은 바탕 위에 떠 있으며, 그 주변은 빛나는 구체와 안개처럼 흩어진 은하 형태로 가득 차 있다. 가느다란 선과 기하학적 표식은 형상에 인간-기계적 특성을 부여하고, 거미줄 같은 실과 밝은 후광은 부유하는 무중력감과 고요한 신비를 불러일으킨다. 이는 밤을 명료함과 모호함 사이의 문턱으로 탐구하며, 겉보기에 혼돈처럼 보이는 이미지를 치밀한 구조적 질서와 균형 잡아 과거와 미래가 동등하게 공존하는 우주를 암시한다.
래리 피트먼은 40년이 넘는 예술 경력 동안 독창적인 시각 언어를 발전시켜 동시대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회화는 밀도 높은 레이어링 기법과 함께 다양한 기호와 상징의 활용이 특징적이다. 작품 속 기호와 상징들은 중심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부수적인 요소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이미지들은 언제나 다양한 기법, 독특한 색상 조합, 그리고 수공예, 공예적 요소, 장식적 표현에 대한 분명한 오마주를 보여준다.
<카프리초스>(2015) 연작에서 인간의 잔인성과 죽음을 다룬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와 미국의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작품을 가미해 허구적 상상을 소개한다. 작가는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 역사를 되돌아보며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사회적 폭력과 어둠과 같은 그들 작품의 주제를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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