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만머핀 서울은 오스트리아 조각가 에르빈 부름(Erwin Wurm)의 신작 및 근작을 선보이는 전시 《꿈 Dream》을 개최한다. 등신대의 피클과 1미터 너비로 압축한 집, 작가의 상징적인 관객 참여형 연작인 <1분 조각 One Minute Sculptures> 등으로 잘 알려진 부름은 25년 이상 조각의 개념과 근본 원리를 주의 깊게 고찰해왔다. 어떤 것이 조각이 될 수 있는지 혹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통념에 맞서, 그의 작업은 부피, 질량, 표면, 색상과 시간에 관한 실험을 통해 조각의 흥미롭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한다. 리만머핀과 함께하는 작가의 여덟 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평면 조각 Flat Sculptures>이라 불리는 회화 연작과 <피부 Skins>라 지칭되는 조각 작업을 포함한 작가의 새로운 연작부터 브론즈 소시지, 의인화된 핸드백 등의 대표작까지 아우르며 부름의 조각적 실천을 조명한다.
에르빈 부름이 2021년경부터 선보인 <평면 조각>은 현시점 조각의 형태적 속성에 관한 작가의 실험이 취하고 있는 접근 방식과 그 방향을 제시한다.위 연작에서 부름은 부피감 있는 입체 형태에 압력을 끝까지 가했을 때 평면으로 귀결된 “납작한 조각(flat sculptures)”을 캔버스 위 물감으로 구현한다. 각 화면을 구성하는 “빵(brot)”, “무게(weight)”, “틀(mold)”과 같은 단어는 작가의 이전 연작과 관련 있거나 그의 조각적 관심사를 나타내는 주요 키워드이다. 작가는 선별한 단어를 판독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풀리고 일그러뜨리며 화면 전체로 확장한다. 그의 작업 전반에서 특징적으로 등장하는 파스텔 계열의 분홍색, 하늘색, 노란색 등으로 채색된 <평면 조각>은 구상과 추상 사이의 희미한 경계를 탐색하는 한편 형태로부터의 자유를 추구하는 작가의 최근 관심사를 반영한다.
작가의 새 연작인 <피부>는 점진적으로 추상에 전념하는 부름의 최신 작업 경향을 보다 극명하게 보여준다. 주조한 알루미늄을 새하얀 색상으로 채색한 작품은 가상 인물의 신체 표면 일부를 형상화한 것으로, 종종 특정 몸짓이나 자세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왼쪽으로 구부리기 Bending Left>(2021)에서 좌대 위에 올려진 한쪽 맨발은 청바지의 단면을 따라 뒷주머니로 이어지고, 마치 바람에 날리듯 휘어진 뒤 뻗은 손끝에서 해체된다. <피부> 연작에서 인체 형상은 식별 가능한 요소들이 추상화 및 해체됨에 따라 점차 가시성을 상실하지만, 그 실존성은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작가가 가공되지 않은 돌덩이에 형태를 불어넣는 조각가의 고전적 이미지를 역이용해 공중의 대기로부터 작품의 형상을 이끌어내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기존 연작에 해당하는 <가방 조각 Bag Sculptures>과 <추상 조각 Abstract Sculptures>의 신작도 선보인다. <가방 조각>은 사물이란 소유자의 확장된 모습으로서 각 개인의 정체성을 투영한다는 작가의 신념을 반영하는 대표적 작품이다. 여기서 품위, 부, 지위의 표상으로 작용하는 디자이너 핸드백은 다리를 부여 받아 움직이는 동작을 취한다. 한편 <추상 조각>에서도 브론즈 소재로 제작된 소시지는 팔다리가 부착된 모습으로 의인화된다. 인간의 감정이 깃든 듯 보이는 사물들은 인간성과 사물성 간의 위태로운 경계를 직조한다. 이처럼 부름은 전시 전반에 걸쳐 조각의 본질에 관한 실험을 지속하며 새로운 형식과 개념의 지평을 확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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